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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음악 (30)
outopos
아주 오랜만에 존 케이지의 음반 를 듣는다. 피아노의 검은 건반을 배제하고 오직 흰 건반만을 사용하여 연주한 곡, 에릭 사티에게서 영감을 받았다고 설명에 적혀있다. 내가 갖고 있는 그의 또 다른 음반들은 '감상용'이라 할 수 없다. 예컨대 , 바이얼린 독주이지만 사람들에게 광범위하게 사랑받는 이 현악기가 낼 수 있는 소리 중 가장 귀를 거슬리는 음만을 찾아다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채 일분도 참아내기 어려운 연주, 이런 걸 어째서 연주하는지, 어째서 이런 음반을 돈주고 샀는지, 궁금할 수도 있겠다. 한편 는 악명높은 이 아방가르드 예술가의 작품 중에서는 듣기에 그리 불편하지 않으며, 또, 오래 되풀이하여 듣다보면 나같은 아마추어 감상자의 귀에도 매우 격조높은 음의 향연, 신비한 음의 세계로의 여행을 만끽..
스윙의 황제라 불리는 듀크 엘링턴(Duke Ellington), 최근 그의 풍부한 음악세계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와 동시대에 살았던 대부분의 흑인 재즈 뮤지션들의 불우한 생에 비하면 이 거장의 인생은 비교적 평탄한 편이었다. 백악관의 집사였던 아버지 덕분에 생활은 안정되어 있었고, 어려서부터 피아노를 배웠다. 할렘의 뒷골목에서 세상이 싫어 반항하듯 음악을 했던 검은 연주자들과는 출발부터 달랐던 듯. 20대 초반부터 밴드를 만들어 뉴욕에 진출했고, 어쨌든, 성공했다. 카튼 클럽(Cotton Club)의 음악 총감독으로 오래 일했다. 그의 음악을 잘 듣지 않았다. 밴드, 이것은 오케스트라의 형태, 쿼텟이나 퀸텟과는 많이 달라 연주자 개인의 혼이 잘 와닿지 않기 때문이었다. 심포니를 별로 ..
한밤중에 포도주 마시면서 몽크(Thelonious Monk)를 듣는다. 몽크, 비밥의 개척자 중의 한 명이라고들 말한다. 트럼펫의 디지 길레스피, 섹소폰의 챨리 파커가 대표주자라면 피아노에서는 단연 몽크를 꼽는다. 서로 어울려 연주도 많이 했다. 소수의 몇몇 사람이 하나의 음악 장르를 열었다는 주장에 얼마나 신빙성이 있는지 나로서는 알지 못한다. 동시대의 다른 뛰어난 연주자들도 많았고, 듣다보면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피아노만 하더라도 몽크 말고도 버드 파웰(Bud Powell)이 있지 않은가. 밥적인 비트는 오히려 그가 더 강한 것 같다. 어쨌든 차치하고, 몽크, 이 분의 주법은 매우 독특하다. 수도사, 라고 불러야 할텐데 보통은 정신병자 몽크라고 부른다. 기인이었던 모양이다. 기이한 ..
이제 비가 내린다. 일기예보가 요즘은 정확하구나. 비가 오면 감상적인 기분에 사로잡히게 되고, 음악도 주로 그런 걸 듣게 된다. 술도 한 잔 곁들여 가면서, 삼박자가 맞아 떨어지면 그야말로 환장할 노릇. 자꾸만 빠져들어가는 센티멘털리즘에서 벗어나려할 때 좋은 음악, 베시 스미스(Bessie Smith). 컬럼비아사에서 나온 그녀의 전집 음반이 있었는데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는다. 두장씩 해서 열장이었던가, 그런데 모두 어디로 가버렸을까. 어쩔 수 없이 컴퓨터에 깔아놓은 한 장만 들어야 하는구나. 막걸리처럼 걸쭉한 목소리, 우렁차고 힘있는, 요즘 말로 포스가 있다. 얼번 블루스라 부르던가, 어쨌든 흑인들이 농촌에서 노예로 일하면서 부르던 그런 음악이 도시로 오면서 약간 변형된, 그런 블루스라는 뜻인가보다..
제임스 카터(James Carter), 90년대 초반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색소폰 주자로 지금은 중견이 되어있을 듯. 정말 잘 분다. 내게 있는 그의 음반은 석장 뿐인데, 한동안 음반을 사다가 그만 둔지 벌써 십 수년이 넘었기 때문. 1994년에 발매된 은 그의 뛰어난 기교가 유감없이 발휘된 앨범, 처음 나왔을 때 평론가들의 극찬을 받았다. 색소폰이 터져버릴 듯이 분다는 느낌. 연주가 절정에 이를 무렵이면 정말 영화에 나오는 공룡 울음소리 같기도 하다. 그래서 음반명도 '쥐라기'인가. 어쨌든 이 음반은 내게 특별하다. 십수년 전에 어느 여인에게서 받았던 선물, 마지막 선물이었으며, 이후 다시는 그녀를 만날 수 없었던, 하여 받지 않았어야 했던 선물. 색소폰을 터트려버리려 작정이나 한 듯이 불어대는 ..
뿌리깊은나무 조선소리선집의 제1선으로 나온 김죽파 가야금 산조, 아주 가끔씩 듣는다. 한창기 선생의 노고 덕분에 사라질 뻔한 우리의 옛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이다. 김죽파, 본명은 김난초, 전남 영암에서 태어났으며, 근대 한국 가야금 연주의 틀을 세운 김창조 옹(친할아버지란다)에게서 민속풍류와 산조를 배웠다, 고 음반 속표지에 소개되어 있다. 내가 갖고 있는 가야금 산조는 지성자의 그것과 더불어 두 장 뿐인데, 좀 다르다는 느낌을 받는다. 마찬가지로 뿌리깊은나무 조선소리선집 제3선으로 나온 지성자 가야금 산조, 그저 문외한에 불과하여 가야금 연주에 익숙치 않은 나같은 사람도 이 연주를 들으면 가야금 소리가 얼마나 우아하고 섬세한 소리인지를 알게 된다. 현을 뜯어낼 때의 소리 하나하나에 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