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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topos
야마모토 요시타카가 에서 르네상스를 해석하는 대목이 흥미로워 간단히 정리해 본다. 르네상스 초기인 14세기까지만 하더라도 예술가는 길드의 관리를 받는 직인 신분이었다. 화가는 그냥 칠장이(우리도 옛날에는 뺑기장이라고 불렀다)였고, 조각은 석공이나 금은세공사가 하는 일이었다. 787년 니케아 공의회가 채택한 결의에 따라 중세의 화가들은 자발적으로 그림을 그릴 수 없었는데, 이 전통이 오래 간 셈이다. 어쨌든 현대적 의미에서의 예술가라는 사람은 그 시대에 없었다. 하여 14세기에 화공은 제빵업자, 재단사, 피혁공, 유리세공사와 동급의 직인에 속했다. 예술가의 지위 변화가 아주 탁월한 몇몇 천재들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발상은 좀 우습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같은 사람도 본래는 직인의 신분이었다. 그가 속해 있던..
로버트 손턴(Robert Thornton)의 은 18세기의 박물학과 예술이 어떤 형태로 결합해 있었는가를 보여주는 아주 흥미로운 화첩이다. 뷔퐁의 , 디드로의 처럼 자연에 대한 지식을 끌어 모아놓은 책이면서 동시에 ‘낭만주의적 과학’이라고 부를 수 있는 예술과 과학의 접합지점을 보여주는 책이기도 하다. 손턴은 캠브리지에서 의학을 공부하다가 토마스 마틴의 식물학 강의를 들으면서 식물학으로 아예 행로를 바꾼 인물이다. 중세의 본초학자들처럼 식물 연구에 미쳐 있던 사람이기도 하다. 17세기 과학혁명이 물려준 유산인 실험과 관찰을 방법적 도구로 받아들여 이를 식물학 연구에 적용시켰다. 앙리 파브르가 를 쓸 때처럼 아주 꼼꼼한 관찰을 통해 식물을 연구했으며, 자연의 일부인 식물에도 ‘우주의 질서’가 스며 있다고 ..
테크놀로지, 혹은 과학이 예술에 미친 영향은 자주 간과되거나 때로는 무시되기 일쑤인데, 이는 아주 편협한 생각이라고 본다. 이러한 생각은 낭만주의 예술관이 물려준 영향 때문일 것이다. 사실 예술은 과학적 사고에서 아주 많은 것을 배웠다. 이 때 과학을 뜻하는 싸이언스는 근대 시기에 나온 말이다. 싸이언스의 라틴식 개념은 스키엔티아인데, 이건 아르스, 그러니까 아트의 라틴식 개념을 대체한 것이다. 이 차이는 아주 중요하다. 희랍사람들에게는 이 구분이 없고 그냥 테크네에 뒤섞여 있다. 우리말로 번역하자면 좀 많이 돌아가야 한다. 오늘날의 과학적 사고와 고대, 중세의 과학적 사고에는 차이가 있다. 그래서 근대 이전의 사고를 ‘과학적’이라고 말할 때는 그것이 어떤 과학이었는가를 따져 물을 필요가 있다. 중세까지..
데카르트의 을 오래 전부터 조금씩 읽어 왔는데 내게 제일 흥미로운 부분을 간단히 정리해본다. 원래 데카르트는 과 , 을 각각 따로 썼다가 한권으로 묶어내려 했었다고 알려져 있다. 은 이 책의 서문 정도로,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라틴어가 아니라 프랑스어로 썼다. 은 17세기까지 알려진 광학이론을 토대로 빛의 굴절현상을 분석한 책인데, 광학이론의 교과서 같은 책이어서 중요하다. 시각이론의 기초를 다듬어 놓고 있어 고전 중의 고전인데, 번역이 안 되어 있어 좀 아쉽다. 그가 이걸 쓴 목적은 사실 렌즈 깎는 방법을 알리기 위해서이다. 그래서 총 10개의 장으로 구성된 이 책의 마지막 장의 제목은 “안경 깎는 방법에 대해서”이다. 다섯 번째 장에는 “눈 안쪽에 맺히는 이미지에 대해서”라는 제목이 붙어있고, ..
아감벤의 호모 사케르를 전에 읽고 나서 좀 생각해볼 부분이 있었는데, 정리를 못하고 있다가 짬을 내본다. 전체적인 논지는 아주 흥미롭고, 새겨들어야 할 부분이 많긴 한데, 사케르(sacer)라는 개념이 좀 논란의 여지가 있을 것 같다. 이걸 좀 생각해 봤다. 오래 전에 공부했던 내용이기도 해서 아감벤의 이해 방식이 좀 혼란을 준 측면이 있다. 아감벤에 따르면 호모 사케르는 “살해는 가능하되 희생물로 바칠 수는 없는 생명”이다. 현대 정치의 장에서 이 논리는 아주 광범위하게 확산되어 있다는 것인데, ‘예외상태’와 맞물려 돌아가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문제는 바로 “희생물로 바칠 수는 없는” 생명이다. 초법적인 상황에서는 국가가 법의 이름으로 보호해 왔던 존엄한 생명이 언제든 박탈당할 수 있다. ‘벌거벗은 ..
마가진 리테레르(Magazine litteraire)였던가, 정확히 기억이 나진 않는데, 데리다에게 기자가 이런 질문을 했던 적이 있다. 당신에게 가장 중요했던 세권의 철학 서적이 무엇이었냐고. 대답은 칸트의 , 하이데거의 , 레비나스의 이었다. 앞의 두 권이 갖는 위상, 그 중요성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철학자들이 공감할 것이다. 그런데 마지막 이 그토록 중요한지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 할 것이다. 아마도 데리다 개인에게는 중요할 수 있다. 그런데 박사학위 논문을 후설(제목이 아마 “후설에게서의 직관이론”쯤 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로 썼던 사람이 어째서 레비나스의 책에서 큰 영향을 받았는지, 이것은 좀 의문이 들 수 있다. 좀 부끄러운 얘기지만 레비나스와 데리다로 논문을 썼던 나로서는 이해가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