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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마르셀뒤샹 (7)
outopos
오래 전에 마르셀 뒤샹 평전을 사놓고 읽지 못하고 있었는데, 그래도 틈틈이 읽다보니 저 유명한 샘(Fountaine)에 관한 내용이 나와 생각을 더듬어 본다. 베르나르 마르카데의 , 뒤샹 평전으로는 분량이나 자료의 방대함에서 다른 평전들을 압도한다. 뭐 뒤샹 전기가 많은 것도 아니지만... 티리 드 뒤브의 에 실린 아티클 한 편이 이 사건을 소상히 다루고 있어 예전에 읽어본 적이 있는데, 기억을 더듬어 보니 내용이 거의 비슷하다. 김광우 선생이 쓴 뒤샹 전기도 있어 국문판으로는 참고할 만하다. 좌우간, 이 오브제는
뒤샹의 글을 읽다가 레디메이드에 관해 강연했던 내용이 있어 흥미로운 부분만 발췌해 본다. 우선 제임스 스위니, 피에르 카반느와의 인터뷰에서도 반복했던 얘기라 유명한 대목인데, 뒤샹은 레디 메이드의 선택이 미적 호불호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즉 시각적 무관심의 상태, 그리고 취향의 부재 상태(좋은 취향이나 나쁜 취향 모두를 떠나서)에서, 말하자면 '완전한 무감각' 상태에서 이루어졌다는 뜻이다. 이게 어떤 의미인지 얘기하려면 길다. 하여 넘어가고... 뒤샹은 레디 메이드를 몇 종류로 구분하는데, 그 중 하나가 이른바 '수정한 레디메이드'이다. 1913년 자전거 바퀴를 부엌에서 쓰는 등받이 없는 의자에 붙여놓은 최초의 레디메이드가 그것이다. 제일 유명한 소변기, 그러니까 '샘'은 그냥 레디메이..
에 실려 있는 티에리 드 뒤브(Tierry De Duve)의 아티클 , 흥미로운 내용을 담고 있어 개요를 정리해 본다. 드 뒤브, 이 사람은 국내에 소개가 되어 있지 않지만, 프랑스에서는 중량감 있는 미학자이자 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영미권 학자들과의 교류도 활발한 편이다. 뒤샹에 대한 여러 권의 책을 펴냈고, 프랑스 내에서는 뒤샹에 대한 최고 권위자라 할 수 있다. 그에 따르면 뒤샹과 더불어 예술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칸트식 패러다임이 “이것은 아름다운 예술작품이다”라는 언명으로 축약될 수 있다면, 뒤샹식 패러다임은 “이것은 예술작품이다”로 간단히 정리된다. 그것이 뒤샹식 유명론(Nominalism)이다. 어쨌든 건너뛰어 의 주요 의제는 예술 패러다임이다. 첫 번째 패러다임은 아카데미 모델이다. 아카..
갤러리 잔다리에서 열린 한성필의 전, 연작의 후속편이다. 건물 보수 공사기간 동안 건물의 전면에 실재와 유사한 가림막을 설치한 모습을 촬영한 사진과 ‘눈속임 회화(Trompe-l’oeil)’가 그려진 건물을 촬영한 사진으로 구성되어 있다. 건물에 그려진 가짜그림은 아주 정교하여 실제 건물과 그림의 경계를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한성필의 작업에 대해 썼던 몇 편의 글에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사실 이런 종류의 작업은 레디메이드의 개념이 들어가 있다. 누군가가(필시 뺑기쟁이로 취급받을 것임이 분명한 무명화가) 건물 벽에 그려놓은 그림, 요컨대 그 자체로 하나의 완성품인 그림을 다시 사진으로 찍어 작품으로 화랑에 건다, 이 과정은 뒤샹이 BHV에서 물건을 사다 서명하여(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전시장에 갖다놓..
오래 전에 읽었는데, 폭설 때문에 방콕하느라 심심하여 뒤샹 전기를 다시 뒤적이다 생각난 김에 그의 말놀이, 이걸 좀 정리해 본다. 뒤샹의 말장난은 그의 예술작품의 일부처럼 중요하니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인데, 문제는 원어, 그러니까 프랑스어를 모르면 그의 말장난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영어로 작품 제목이 번역되어 있지만, 그건 아니올시다, 이다. 번역이 불가능한 탓이다. 우선, 가장 유명한 건 , 에 수염을 붙인 ‘수정한 레디메이드’이다. 이 제목을 소리나는대로 읽어 옮기면 “Elle a chaud au cul”, 은어인데, 성적으로 흥분한 상태, 그러니까 발정 난 여자를 뜻한다고 보면 되겠다. 그 다음, 뒤샹이 7년 동안 공들여 제작한 , 제목이 길어 라고 부르는데, 원제목은 “La Mariée..
로트 볼프 박사가 손금과 손모양에 따라 작가, 예술가들의 기질과 성향을 분석한 글 중 몇개를 간추려 요약해 본다. 초현실주의 잡지 미노타우로스(Minotaure) 제6호(1935)에 실려있다. 앙드레 지드 : 자아(정신적 자아와 사회적 자아)가 강하며, 자기만의 주관적 세계가 창작 활동에 동기부여를 해준다. 운명선에 따르면 지칠줄 모르는 활동력을 지녔으며, 목표를 설정하면 좀처럼 바꾸지 않는 집요한 성격의 소유자. 쌩떽쥐뻬리 : 손바닥 크기에 비해 손가락이 작아 종합적 사고력을 지녔음. 부풀어 오른 손가락 관절은 보기 드물게 타고난 관찰력을 갖고 있음을 말해준다. 동물을 사랑하며, 생물에게 최면술적인 영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 마르셀 뒤샹 : 재능이 너무 많아 어느 한 가지가 대표적이라고 하기 어렵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