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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진화

paixaube 2009. 8. 4. 20:52
나이가 들면(40대 전후라 그러던가) 남성에게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분비가 줄어들고 반대로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분비가 많아진다고 한다. 의학적으로 입증이 된 모양이다. 한편 여성의 경우도 비슷하여 에스트로겐이 줄고 테스토스테론이 많이 분비된단다. 남성이 여성다워지고, 여성이 남성다워지는 성의 역전이 시작되는 셈이다. 중성의 출현이라 할 수 있겠다.

중년부부들 사이에서 요즘 자주 볼 수 있는 모습 중의 하나가 바로 아내에게 잡혀사는 남편, 바로 이것인데, 이 통속적인 표현이 실은 많은 것을 말해주는 것 같다. 남녀평등, 페미니즘, 여성의 자의식 향상, 뭐 이런 문제와는 다른 듯. 요컨대 남성성이란 본래 거칠고, 권력지향적이며, 억압적이라는 것, 반대로 여성성은 온순하고 부드러우며, 충돌을 싫어하는 것이 아니겠느냐는 생각이다. 어떤 성을 타고났느냐보다 어떤 성향에 가까운가, 이것이 본질이랄 수 있겠다. 생물학적 결정론에 모든 걸 맡겨버린다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어쩌겠는가. 

화석인류학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원시 인류의 진화과정에 나타나는 가장 큰 특징은 성의 차이가 점차 줄어드는 방향으로 진화가 진행된다는 것이다. 예컨대 100만년 전의 원시인류는 남성과 여성의 신체적 차이가 현격했는데(키, 몸무게, 뇌용적 등), 현생 인류에 가까워지면서 그 차이가 눈에 띄게 좁혀졌다는 것. 진화는 그래서 성 차이를 줄여나간다는 결론이다. 성의 차이가 완전히 사라지면 생식이 안될테니 결국 진화는 자기 소멸을 향해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겠다.
과장된 생각이긴 하지만 인류의 소멸을 피해가려면 남녀의 차별성을 지켜나가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