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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용석 본문
오랜만에 맞는 망중한, 금방 끝나겠지. 한달 지난 월간지를 뒤적이다(잡지를 잘 보지 않는 편이라 잊고 있었다. 시간도 없었고) 월간사진 6월호에 실린 강용석 관련 기사를 읽었다. 이상엽이 대담자로 구술을 정리하였다. 강용석 선생과는 개인적으로 가까운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사진에 관해 많은 얘기를 나눠보지 못했다. 젊었을 때 배웠던 기억을 더듬어보면 그에게 사진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행운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처럼 진지하게 잘 가르치는 사람이 또 있을까. 하여 그는 빼도박도 못하는 선생이라고 생각해 왔다. 이상엽씨는 '선비'라고 표현했더라마는 글쎄, 그럴수도 있겠고, 아닐수도 있겠고. 좌우간 그에게 수학했던 이들은 작가정신에 투철하여 지금도 썩 괜찮은 작업들을 해나가고 있다. 그러나 이 '선생' 강용석은 그래도 사진가이다. 1984년 동두천에 '잠입'하여 1년간 머물면서 '양공주'라 불리던 이들의 기념사진을 찍었고, 1998년에는 처음으로 매향리 작업을 선보여 이 가상의 전쟁터가 우리 바로 곁에 있음을 알려주었다. 그 이후 매향리는 상징이 되었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민통선 지역을 대상으로 몇 가지 작업을 계속해 오고 있다. 한국전쟁 기념탑이 여기에 포함되며, 조만간 전시를 할 모양이다. 요즘의 젊은 작가들은 강용석을 잘 모른다. 10년 씩이나 되는 공백, 전시를 하지 않았던 탓이다. 동두천 사진만 하더라도 그렇다. 이 '샌님' 사진가, 겁 많고 우유부단하며, 타인을 '너무나' 존중하는 탓에, 그리고 초상권 문제가 걸릴까 봐 1년간의 고된 작업을 발표조차 하지 못했던, 옆에서 보기에 안쓰러운 사진가. 그래도 그는 작가를 지향하던 당시 나의 모범이었다.
"당신의 작업은 전형적인 다큐멘터리인가?"라는 대담자의 질문에 그는 다음과 같이 답한다. "다큐멘터리 사진은 끝났다. 장르로서의 다큐멘터리 사진은 1930년대 워커 에반스가 이야기했듯 '모순'이자 루이스 하인에게서 끝난 것이다. 그럼 지금의 다큐멘터리 사진은 무엇인가? 그건 스타일일 뿐이다. 또한 역사적인 개념일 뿐이다. 그럼 사진은 예술인가? 그렇다. 예술이 요구하는 모든 것은 이미 사진에 담겨있다. 즉 사진은 예술이다."
우문현답이다. 모든 것을 알고 있어서, 머릿속에 오래 전부터 정리되어 있어서, 덤덤히 뱉어낼 뿐인 그런 말, 고민할 필요조차 없는.
"당신의 작업은 전형적인 다큐멘터리인가?"라는 대담자의 질문에 그는 다음과 같이 답한다. "다큐멘터리 사진은 끝났다. 장르로서의 다큐멘터리 사진은 1930년대 워커 에반스가 이야기했듯 '모순'이자 루이스 하인에게서 끝난 것이다. 그럼 지금의 다큐멘터리 사진은 무엇인가? 그건 스타일일 뿐이다. 또한 역사적인 개념일 뿐이다. 그럼 사진은 예술인가? 그렇다. 예술이 요구하는 모든 것은 이미 사진에 담겨있다. 즉 사진은 예술이다."
우문현답이다. 모든 것을 알고 있어서, 머릿속에 오래 전부터 정리되어 있어서, 덤덤히 뱉어낼 뿐인 그런 말, 고민할 필요조차 없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