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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고스, 파토스, 에토스 본문
술마시면서 안주삼아 그런 얘길 가끔 했다. 김대중은 로고스가 강하고 노무현은 파토스가 쎄고 문재인은 에토스적 인간이다, 이런. 따지고 보면 로고스가 없는 인간은 파토스도 없고 에토스도 없다. 이성적으로 사고하지 않는 인간이 열정만 있다면 얼마나 후질까, 비합리적인 인간의 에토스는 얼마나 끔찍할까, 이런 생각을 하면 로고스는 인간의 기본 덕목이긴 하다. 용어, 개념 이런 걸로 인간을 범주화하고 싶어 하는 편의적 사고 때문에 이런 이상한 구분을 했던 것 같은데 이게 서로 넘나드는 것이어서 사실 유치한 규정이기는 하다. 이 범주 구분에 따르면 나는 에토스적 인간에 가깝다고 생각하는데, 왜냐면 로고스도 약하고 파토스도 없어서다. 뭐 때로는 로고스적이기도 하고, 또 어쩔 때는 드물지만 파토스가 터져 나오기도 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런 구분을 <수사학>에서 했는데, 말하자면 로고스, 파토스, 에토스가 지닌 ‘설득’의 힘을 얘기하기 위해서다. 설득, 타인이 내 생각에 따라오도록 장난을 치는 건데 <수사학>의 저자는 수사의 기술 중 가장 효과적인 것이 에토스라고 했던 것 같다. 로고스나 파토스보다 더 설득의 힘이 쎄다는 건데 따지고 보면 논리나 열정보다 진실성, 이게 먹힌다는 뜻일게다. 로고스나 파토스가 가짜라는 뜻이 아니라 수사학의 측면에서 그렇다는 뜻이다. 물론 ‘지속적으로’ 사기를 치는 사람들도 있고 그것이 ‘진실’로 수용되는 경우도 많으니 에토스적 인간을 가려내기란 대단히 어려운 일이긴 하다. ‘감’으로 때려잡아야 하나 싶기도 하다.